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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ellstar (2003-12-31 10:08:37, Hit : 10172, Vote : 16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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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펌] 광우병 이야기, Meat for Thought?
광우병(mad cow disease)이 핫이슈 입니다.
광우병 근원지 영국에서 다년간 버거킹 와퍼(Whopper, 아퍼?), 맥도널드 빅맥(Big Mac), 소꼬리곰탕(ox tail, 옥스테일, tale about ox?)를 먹었던 저는 온전한 건지요? 아니 잠복기인가?
이번 기회에 덜 먹고, 채식주의자로 형질을 전환해야하나?
이런 생각에 찹찹/찝찝합니다. I'm serious, you know?

"광우병, 조류독감, 돼지 콜레라 등 먹거리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육류 취급 음식점의 "개점휴업"이 이어지고 회집.채식전문점들은 때아닌 호황을 누리고 있습니다. 광우병 파동은 한미 통상 마찰로 번질 조짐까지 보이면서 그 파문이 커지고 있습니다. 네티즌 여러분은 "먹거리 위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포커스 : 먹거리 위기 http://kr.netizen.news.yahoo.com/bbs/focus/focus_board.html?bbscode=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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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http://finching.net/bbs/view.php?id=diario&page=1&sn1=&divpage=1&sn=off&ss=on&sc=on&select_arrange=headnum&desc=asc&no=136

광우병 이야기 (성은애, http://finching.net )


90년대 중반쯤 영국에서 광우병 걸린 소 얘기가 나왔을 때, 나는 영국에서 유학하고 있는 지인들을 떠올리며 '와, 그럼 뭐 먹구 사냐...쇠고기 안 먹고 닭고기나 생선 먹는다고 쳐도,괜히 찜찜해서 우유도 못먹는다면 서양음식은 먹을 게 거의 없을 터인데..."하고 걱정을 했다. 그러고 나서 가만히 생각해보니 광우병 얘기가 처음 나왔던 90년대 초반, 나는 영국에 있었다! 게다가 동네에 새로 오픈한 [버거킹]에서 석쇠자국 선명한 '와퍼'가 맛있다며 몇번이라고 손꼽을 수도 없이 자주 즐겨 먹었던 생각도 났다! 기억하시는 분들은 기억하시겠지만, 인간 광우병 사례가 처음 발견된 것은 영국 중에서도 스코틀랜드, 그 중에서도 글라스고우라는 도시다. 바로 내가 머물렀던 도시란 말이다. '딱걸렸다'고 하는 표현은 바로 이런 경우를 두고 하는 말이다. 시기며 장소며 음식이며, 어떻게 그렇게 딱 맞을 수가 있단 말인가.

광우병이 화제에 오를 때면 나는 늘 위의 이야기를 꺼내곤 한다. 그러면 사람들이 놀라면서 '와....정말? 어쩌냐...?'라는 표정을 짓기도 하고, 때로는 '어쩐지....좀 이상하더라니'하는 듯 의미심장한 눈빛을 보내기도 한다. 이제 그 문제의 햄버거를 먹은 지도 어언 13년 정도 지났다. 아직은 본격적으로 발병하지는 않은 모양이지만, 잠복 기간이 30년일 수도 있다고 하니깐, 환갑때까지는 안심을 못하게 생겼다.

미국산 소에서도 광우병이 발견되었다고 한다. 미국애들은 그게 사실은 캐나다산 소라고 우기다가 꼭 그런 건 아니라고 한발 빼다가...그러고 있는 모양이다. 한국 정부에서는 미국산 쇠고기를 수입 금지하였다가, 어제 오늘은 보니까 살코기는 괜찮다...하면서 슬슬 풀어주려는 기미가 보이는 것도 같고, 당연히 미국쪽에서도 압력을 가하는 모양이다. 이 과정에서 나타나는 '통상마찰'이라는 표현은 사실 적절치 않다. 우리나라는 이미 영국을 비롯한 유럽과 캐나다, 일본 등에서 육류 수입을 금지한 바 있는데, 이 경우는 예상되는 위험을 방지하기 위한 안전조치라고 당연히 여기다가, 미국의 경우만 통상마찰이라고 표현하는 것은 공정하지 못한 태도 아닌가. 물론 언제는 뭐 미국에 대해 공정하고 적절한 태도를 취했던 적이 있으랴만.

시중에 유통되는 물량이 많아서 수입이 금지될 경우 타격을 받는 영역이 유럽산의 경우보다 훨씬 많을 것은 예상할 수 있으나, 이 사안은 어디까지나 '경제'와는 별개로 '안전'의 문제에 속하는 것이며, 수입금지 여부도 이를 기준으로 하여 결정되어야 하는 사안일 것이다. 정부 쪽에서는 위험이 있다는 것을 감지하면 어쨌든 그 위험 요소가 유입되는 것을 막아야 할 의무가 있는 것이니 말이다.

워낙 유럽산 쇠고기가 차지하는 비중이 없다시피했던 그때의 경우와, 시장에 나도는 쇠고기의 40%가량을 차지하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금지했을 경우의 파급력은 확실하게 차이가 있긴 할 것이다. 미국산 쇠고기가 없어진다면, 영향을 받는 곳이 한두군데가 아닐 것이니. 당장 수입고기를 사용하는 외식업체들이 타격을 받을 것이고, 한우는 값이 너무 비싸다는 이유로 값싸고 맛도 별로 떨어지지 않는 미제 쇠고기를 사먹었던 각 가정에서도 쇠고기 먹는 빈도를 크게 줄여야 할 것이다. 쇠고기가 늘 포함되기 마련인 부페음식이나, 가정에서의 손님 접대에도 문제가 생길 것이다. 손님이 와서 밥을 먹는다고 하면 그냥 만만한 게 고기를 구워먹는 것인데, 맨날 회를 대접할 수도 없고, 기껏 불러놓고 절밥을 먹이는 것도 한국식 사고방식으로는 썩 낯익은 게 아니지 않은가. 무엇보다도 당장 설날에 떡국은 뭘로 끓이나.....하고 걱정이 되는 거이다. (멸치 국물? 맹물?)

미국산 쇠고기는 의심스러우니 한우나 호주산 쇠고기를 먹자, 이렇게 나올 수도 있지만, 세계적으로 광우병 안전지대가 그리 많지 않은 상황에서 한우나 호주산, 뉴질랜드산만 유독 안전하다고 우길 근거도 없으며, 미국산 수입사료를 사용하는 우리나라에서 광우병이 발생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도 볼 수 있다.

결국 우리 생활에 미국산 쇠고기가 빠짐으로 해서 겪게 되는 일상적인 불편, 혹은 미국산 쇠고기를 재료로 사용하는 외식업체들의 불황과 도산이 야기하는 경제적인 문제들을 한편에 두고 우리나라에서 만약에 광우병, 혹은 인간광우병 환자가 발생했을 경우의 충격과 그 후유증을 수습하는데 들어가는 직-간접적인 비용을 다른 한편에 두고 견주어볼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렇게 본다면 문제의 도축장에서 나온 고기가  미국 내에서 8개주에 광범위하게 판매되었다는 이번의 광우병 파동이 어떻게 수습될 것인지 확실한 전망이 나올때까지만이라도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을 금지하고 이미 수입된 물량도 회수-폐기하는 것이 옳다.(물론 나는 성탄절 전후에도, 아마 그저께까지도 많건 적건 쇠고기를 먹어댔다. 일부는 한우였으나, 일부는 아니기도 했을 것이다. 거의 불감증 수준이다.-.-;;)

미국산 쇠고기도 그러하지만, 우리가 먹는 대부분의 식품들은 완전하게 안전하지는 않다. 유전자 변형된 콩과 옥수수, 그러한 농산물을 원료로 한 사료를 먹고 자란 소와 돼지, 항생제와 배란촉진제로 범벅된 달걀과 닭고기, 조류 독감에 시달리는 오리, 중금속으로 오염된 생선과 해물들, 농약에 찌든 곡물과 야채들, 온갖 첨가물이 다 들어간 가공식품들, 도대체 뭘 먹고 살란 말인가?

이렇게 생각하면 뭘 먹는다는 일이, 아니 하루하루 끼니 때우며 살아가는 일이 정말 '안전'과는 거리가 먼, 아슬아슬한 일처럼 느껴진다. 뭔 소리여, 없어서 못 먹지....하는 시절은 조금 지나간 것같은데, 말이다. 아무거나 막 먹어대는 식탐과, 이슬만 먹고 사는 사람처럼 이것저것 따지기만 하는 까탈스러움 사이에서 어느 정도가 과연 적정한 '선'이란 말인가.

그러나 아무래도 당분간 괜히 찜찜하여 미국산 쇠고기를 먹을 것같지는 않다. 살코기는 괜찮다고 하지만 도축하는 과정에서 뇌나 척수가 깨어져 고기에 묻었을 수도 있으니 말이다.  이미 90년대 초반의 영국산 쇠고기로 만든 (물론 햄버거를 만드는데 순 살코기만 쓴다고 믿는 바보는 아무도 없을 것이다. -.-;;) 와퍼를 왕창 먹어버린 나도 이런 생각을 할진대, 다른 사람들이야 더욱 그렇지 않겠는가. 75도 이상으로 확실하게 익히기만 하면 괜찮다니까 차라리 닭고기를 먹을까보다. 아니면, 연말의 모임들로 가뜩이나 뱃속도 더부룩한데 이참에 아예 그냥 밥하고 김치만 먹으며 당분간 살아보덩가. 에라, 그래, 요새 하는 일도 별로 없는데 조금씩만 먹으며 살아보자. 쇠고기, 무셔워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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