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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굴소년 (2005-04-14 20:51:19, Hit : 15572, Vote : 2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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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들리지 않는 독백 (영화 실비아)
대학원 1년차 수업에 교수님과 함께 DVD로 영화 실비아를 보았다.
1년이 지난뒤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어나는 봄날 이 영화의 간판이 올라갔다.
마치 그 수명은 짧지만 피어있는 동안 너무나 아름다운 벚꽃의 속성과 같이 아름답지만 비운한  그녀의 인생도 영화속에서 녹아져 내렸다. 그 당시의 감정을 교수님의 영화평에 부쳐 몇자 적어본다.

시인 실비아 플라스(Sylvia Plath, 1932~1963)는 미국 보스톤대학교의 생물학 교수이자 땅벌 연구의 세계적 권위자였던 아버지 오토 플라스의 딸로 태어났다. 실비아 플라스의 시 세계에 죽음의 그림자가 드리워지기 시작한 것은 그녀의 나이 8살 때 목격한 아버지의 죽음에 의한 충격 때문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실비아 플라스는 아버지가 죽은 이듬해인 아홉 살 때 첫 번째 자살 시도를 벌인다. 대학시절 다방면으로 뛰어난 재능을 보인 플라스는 장학금을 받고,영국으로 건너가 케임브리지 대학 재학 중에 알게 된 시인 테드 휴즈와 결혼한다. 두 아이의 엄마가 된 실비아 플라스는 1962년 자신의 집 가스 오븐에 머리를 박고 자살한 시체로 발견되었다.

여자 실비아 플라스는 사랑과 정열의 일방통행에 쉼을 잃은 '광기'의 소유자 였으며 그녀의 우울은 그녀의 자의식임과 동시에 그녀를 움직이게 하는 원동력이었다. 영화에서는 다소 부족하게 표현되고 있는 실비아 개인의 성숙한 인식세계는  시대를 앞서 소통하고자 했던  들을 수 없는 독백들이었다. '시'를 고뇌하는 장면이나 자연에 심취해 있는 장면들은 실비아의 지적 세계를 다소 편협하게(영화안에서) 그려내고 있으며 '시인' 혹은 '시인이라는 '여성'의 모습을 지워 버린다. 다만 영화 속에서 비춰지는 실비아의 모습은 사랑의 일방통행에 갇혀 버린 그리고 극복 할 수 없는 현실에 굴복하는 나약한 모습으로 비춰진다.

하지만  나의 인식속의 실비아 플라스는 무엇보다도 진실한 정열의 소유자 였으며 시대를 앞선 너무나 젊은(젊다고 밖에 표현 할 수 없는 열린) 사고의 소유자 였다. 여성,시, 사회 이 세가지 태제를 사랑이라는 총체적 개념으로 제법 올곧게 짜내려 갔으며 진정으로 소통하기를 희망했던 것 같다. 하지만 그녀의 일방통행은 결국 되 돌아 올 출구를 차마 만들어 내지 못하고 그녀를 비극으로 치닫게 한다.

영화속  실비아 플라스는 테드 휴즈에 의해 구원 받는 나약한 심성의 여자로 그려진다. 자신의 시에 대한 냉랭한 비평으로 그에게 반감을 가지게 된 그녀는 의외로 매력을 느끼게 되고 사랑에 빠지게 된다. 그 후 시를 쓰기를 바라는 남편에게 케익을 만들어주는 그녀의 모습은 '시인되기'를 거부하는 속성인 양 비춰진다. 실제로 남편의 대사중에 케익만드는 일에 대한 비아냥 거림은 실비아의 문학적 재능을 자칫 깍아 내리는 요소로 작용하기도 한다. 또한 지나친 남편에 대한 사랑은 의부증 환자로 오해하게 만드는 결정적 요인이 된다. 영화속 실비아의 모습은 상업성과 결탁해 (일단 인기를 얻어야 겠지만) 그녀의 정상적이지 못한 사랑과 우울에만 촛점을 맞추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모습은 기네스 펠트로라는 유명 연기자의 이름으로 포장 하고 있다. 실비아 플라스의 삶을구체적으로 알지 못하는 관객이 이 영화를 보았을때 생각하기도 무섭지만 지독한 여성의 남편에 대한 광기와 그것을 이겨내지 못한 상대적으로 심약한 아줌마의 비극적 생애로 해석 할 요지를 많이 남겨 두고 있다.

내가 기억해 주기 바라는 실비아 플라스는 그녀의 사랑도 아니고 그녀의 불운한 인생도  아니다. 내가 기억해 주기 바라는 실비아 플라스는 이야기 하고 싶어하고 소통하고 싶어하는 인간의 기저면에 깔려있는 본능과 같은 욕구이다. 우울증과 자살이 유행인(?) 시대에서 실비아 플라스를 부활시켜 내는 데는 그 마땅한 이유가 있다고 생각한다. 끊임없이 소통하기를 바라는 용기없는 생명체들에게 귀를 귀울여 주자는 의미에서 실비아 플라스는 부활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이 영화는 분명 우울하다. 하지만 우울을 전염받으라는 이야기가 아니다. 다시 한번 이야기 하지만 우울의 원인에 그 들리지 않는 독백에 '나의 귀'를 기울이자는 것이다.

사족 ... 자세한 이야기는 교수님이 영화평에서 다 하셨지만  아직 미 공개된 책의 판권을 자식들이 소유하고 있는데 적지 않은 문제가 있다고 들은 기억이 어럼풋이 스친다. 더 많은 그녀의 이야기들이 듣고 싶은데...    

영화 티저 포스터 볼 수 있는 곳
http://image.cineseoul.com/image/poster/lposter018678.jpg



박종성
여성의 시각에 본 실비아, 여성의 입장에서 귀담아 들어보는 실비아의 독백이
제 남성적 시각과 목소리를 능가하는군요. 청출어람.
 2005/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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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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