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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ubject | 국립대 법인화 반대이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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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대 법인화 추진의 허실 bloom | 2010·08·24 23:33 http://www.bloom.pe.kr/bbs/view.php?id=t456&no=884 내가 밥벌이를 하는 학교에서 지금 국립대 법인화를 추진하고 있다. 나는 현실적인 여건이 안되는 상태에서 추진되는 법인화는 결국 학교를 팔아먹는 짓이라고 생각하기에 당연히 법인화를 반대한다. 지금 졸속으로 추진되고 있는 법인화 추진에 대해 내가 갖고 있는 우려들을 구체적으로 지적한 글을 퍼온다. 학교 교수회 홈피에 올라온 글이다. 각론에서 조금 이견이 있는 부분도 있지만 전체적으로 아래 글의 분석에 공감한다. 거의 유일하게 법인화를 해도 큰 문제가 없을 서울대조차 국회에 제출된 법안이 게류되면서 내부에서 법인화 추진에 반대의견이 다시 제기되는 중이다. 내 판단으로 지금 국회에 게류중인 서울대 법인화법은 통과되기 어렵다. 2012년에 현 국회임기가 종료되면 자동폐기될 가능성이 높다. 우선 세종시 수정안과의 빅딜을 위해 서울대 법인화안에 너무 많은 혜택, 특히 재정상의 특혜를 준 것이 문제이다. 세종시 수정안이 물건너간 지금 서울대에 이런 특혜를 줄 이유가 없다. 왜냐하면 이런 특혜가 주어지면 앞으로 법인화를 추진하는 다른 국립대에서도 같은 요구를 할 것이기 때문이다. 국립대에 대한 재정지원을 점차 축소하겠다는 게 법인화의 목적인데, 그 반대방향으로 정부가 갈 리는 만무하다. 아무리 멋진 말로 포장해도 국립대 법인화의 근본목적은 국립대 민영화이다. 다른 문제는 서울대 법인화안이 대학지배구조를 비자율적, 비민주적으로 바꿈으로써 대학민주화를 결정적으로 해치고 있기 때문이다. 총장간선제가 대표적이다. 정부에서 법인화를 추진하면서 표면적으로 드러내는 구호가 자율인데, 실제로는 그 반대로 가고 있다. 표면적인 의도가 아닌 실제의도는 당연히 국립대를 특수법인화해서 민영화하자는 것이다. 그랬을 때 과연 서울대 정도를 제외하고 자생력이 있는 국립대가 얼마나 될까? 내가 있는 학교가 그런 자생력이 있나? 지금 직장에 10년가까이 지내면서 느낀 점 하나는 학교행정을 책임진다는 이들이 어쩌면 그렇게 다들 백일몽과 몽상에 사로잡혀 있는지 모르겠다는 것이다. 그들은 자신들이 추진하는 정책만 이뤄지면 학교가 획기적으로 좋아질 것처럼 설레발을 떤다. 과연 그럴까? 몽상은 언제나 차가운 현실의 논리 앞에 무참히 깨지는 법이다. 지금 추진 중인 법인화도 마찬가지이다. 백보양보해서 설령 법인화를 추진한다고 해도 이렇게 서둘 이유가 없다. 서울대 법인화의 추이도 봐야 하고, 지금 신중한 행보를 하고 있는 다른 국립대들의 대응도 봐가면서 신중하게 추진해도 늦지 않다. 학교의 운명이 걸려 있는 중차대한 문제를 몇달만에 4대강 공사하듯이 밀어붙일 이유는 없다. (그럼에도 이렇게 졸속추진을 하는 이유? 아래 글의 지적과는 달리, 내가 보기에 그 배경에 어떤 '사심'이 있기 때문이라고 나는 판단한다. 그 추잡한 사심의 정체에 대해서는 더 말하고 싶지 않다.) 근거도 없는 '인센티브'를 들먹이면서 마치 법인화를 하면 학교에 엄청난 혜택이 올 것처럼 학교구성원들을 호도하는 짓은 강하게 표현하면 사기에 가깝다. 그런 '인센티브'가 정말 있다면 왜 다른 국립대는 가만히 있는걸까? 왜 그들은 법인화 추진에 그토록 신중할까? 바보라서? 다른 국립대들이 신중하게 법인화 추진에 접근하는 건 그들이 바보라서가 아니다. 아래 글이 지적하듯이, 그만큼 법인화 추진에 많은 현실적인 위험부담이 있기 때문이다. 그런 현실적 위험부담을 모른 체 하고 근거없는 장미빛 비전만을 내세우는 이들을 보통 관념론자, 혹은 바보라고 부른다. 자신만 똑똑하고 남들은 어리석다는 독선. 그런 독선에 사로잡힌 이들이 학교행정을 좌지우지할 때 그런 조직의 미래는 어둡다. 그래서 나오느니 한숨이다. ----------------------------- 출처: 충남대학교 교수회 홈피 http://faculty.cnu.ac.kr/board_request/18007 우리 대학의 <법인화> 추진에 대한 단상 - 본부의 일방적 기대와 환상에 대한 <현실론적> 진단 * 이 글은 회원 교수님의 기고문을 바탕으로 교수회 정책위원회가 일부 수정한 것이다. 이 를 “교수회 지상 포럼”의 형태로 교수님들께 공개한다. 기고자는 법인화 추진에 관한 토론 의 계기를 마련하는 뜻에서 뚜렷한 입장을 갖고 이 글을 작성하고 있다. 이 글의 논지는 교 수회의 공식적인 입장은 아니지만, 현 시점에서 이런 비판적 시각을 토론의 화두로 삼을 필 요가 있다는 생각에서 정책위원회는 최소한의 가필만 하였다. 결론 또한 개인의 의견이다. 이 글에 대한 교수님들의 토론 참여를 기대한다. 기명은 물론, 무기명의 찬반 토론을 모두 환영하며, 본부의 법인화위원회에서도 반론을 포함, 설득력 있는 대안을 갖고 소통의 장에 참여해 주기를 기대한다. 토론문 역시 기고자와 상의한 뒤 교수님들께 공개할 예정이다. 0. 들어가며 이주호 신임 교과부 장관은 대학 법인화에 대한 이슈를 좀 더 강하게 부각시 킬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아직 공식적으로는 대학이 자율적으로 선택하여 법인 화를 하게끔 되어 있다. 현재 우리 대학을 포함하여 일부 대학들이 법인화 카드 를 만지고 있으나(일부 대학은 카드를 잠시 내려놓았다), 정작 법인화의 당사자 인 대학 교수들은 법인화의 핵심사항에 대하여 무관심하거나, 법인화 이후에 우 리대학에 어떤 반향이 일어날 것인가에 대한 고민들이 부족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법인화를 선택할 경우 어떤 미래가 예측되는가에 대한 고민과 토론 등 대 학교수들의 장기를 활용하여 법인화에 대한 합리적인 의견을 모을 필요가 있다 고 생각된다. 옛날 어느 노인이 사망에 이르기 전에 어린 아들의 생명을 걱정하여 노비에게 전 재산을 물려주었다고 한다. 노비는 만세를 부르며 어린 주인을 위협하지 않 고 키웠다. 어린 아들이 장성한 뒤에 선친이 자기에게 물려준 유일한 유산인, 종이 한 장, 노비문서를 펼쳐 보았다. 노비의 주인은 노비의 재산까지 전부 소 유한다. 결과적으로 노인은 어린 아들의 생명도 지키고 노비와 전 재산을 아들 에게 안전하게 상속시킨 지혜로운 사람이었다. 법인화를 할 경우, 교과부는 대 학에 재정자율권과 기타 재량권을 전부 준다고 얘기하고 있다. 대학은 좋아할 수 있다. 그러나 교과부는 법인화 대학의 지배구조를 <대학이사회>를 통하여 통제하고, 보다 강한 권력을 가진 총장을 간선하는 주도권을 가진다. 결과적으 로 대학에 재량권을 대폭 주되 그 주인을 소유함으로서, 위의 이야기와 다를 바 없는 결과가 빚어질 수 있다. 교과부가 지혜롭다면, 위 이야기의 노인과 같다. 따라서, 우리는 법인화에 대한 찬성과 반대 등 여러 가지 논리가 가능하다는 전제하에, 교수들의 합리적인 판단을 위한 이해를 돕기 위하여, 그리고 다양한 의견과 토론을 진작시키기 위해 다음과 같은 논의를 해보고자 한다. 우리의 주 장은 객관적 사실 외에 <있을 수 있는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일부 포함하고 있다. 만일 이런 우려가 <기우(杞憂)>라고 생각되는 분이 있으면(본부를 포함 하여), 반론을 내주실 것을 기대한다. 1. 국립대 법인화의 당초 의도 - 논의 시작 : 1980-90년대 - 목적 : 대학 경쟁력 제고, 국립대학 운영 자율화, 재정 효율화를 위한 <민영 화>가 핵심 - 제약 : 교직원 신분문제, 교육에 대한 국가의 무한 책임 문제로 대학 통제가 여의치 않았음. 즉 국립대학 반발로 긍정적 측면의 목적 달성이 불가능 하였음. 2. 국립대 법인화 개념의 변질 - 상기 제약에 따라 국립대학 법인화 달성을 위한 핵심적 내용에 대한 부분적 변칙 제도 도입 시작함. 즉, 대학통제에 관한 쟁점사항에 대한 부분적 접근이 시작됨. - 총장선출 자율화(지배구조)와 국립대학재정에 관한 대학회계법(재정문제) 등 부분적 접근. - 2005년 5월 인적자원개발회의에서, “특성화를 위한 대학혁신방안”의 일환으 로 국립대학의 자율적 선택에 의한 특수법인화 유도 방침을 제시함. - 2006년 9월 교육부는 “국립대학법인의 설립ㆍ운영에 관한 특별법(안)”을 마 련하여, 2007년 6월 “국립대학 법인화법(안)”을 국회에 제출하였다. 법안의 핵심 사항은 총장간선제(지배구조로 대학이사회가 핵심)와 대학회계도입(국 고+기성회계+발전기금+연구비 등 통합 예산결산 회계처리). 그러나 이 법안은 많은 국립대학의 반대와 제17대 국회 회기 종료에 따라 자동 폐기되었다. 다만, 울산과기대, 인천시립대 등 국립대학법인화체제 근거 를 위한 법안은 유효. - 2007.3.6 울산과기대법인화법이 별도로 국회통과. - 2008.8. 서울대학교 총장 법인화 추진 의지를 천명하고, 준비에 들어감. - 2009.3.1 국립대학법인 울산과학기술대학교 출범. - 2010.2.8 서울대법인화법(안) 국회 제출. 이후 교과위 계류중 회기 소멸. 이 후 서울대 학내에서는 법인화법(안)의 폐기 또는 수정 움직임 진행 중. 3. 법인화 핵심쟁점(대학재정과 지배구조)의 <현실론적> 의미 해석 3.1 대학재정=대학회계 들여다보기 - 대학재정 자율권의 의미 해석 : 대학에 재정 자율권을 준다 => 기성회계와 발전기금 등을 국고와 통합하여 투명하게 사용하도록 한다. 다만 비목배분에 자율권을 준다 => 왜? 소극적인 이유로는 대학이 기성회계를 결산을 보지 않고 마음대로 사용하니까. 감사원이 감사를 하지만 비목의 타당성만(예, 교 직원 보수 편법 배분 등) 따지고 이미 허가된 비목에 대한 예산규모의 크기는 별로 터치 안한다. => 즉, 국고를 기성회계처럼 사용하도록 하는 것이 아니 라, 기성회계와 발전기금을 국고처럼 사용하도록 하되, 투명성과 비목배분 자 율성을 준다고 강조한다. 사실 이것은 필요하다. 그러나 투명화(외부로 의해 결산이 공개된다)되면 더 이상 교수의 보수나 복지 증대는 노블리스 오블리쥬 에 묶여 기대가 불가능하다. 자율권은 총장에게 많은 재량권을 주나 악용될 소지가 있다. - 국고지원액의 해석 : 국립대학 법인화가 되면 기존의 국고지원금을 유지한다 고 한다. => 진실? 진실일 수 있으나 구두에 그친다. 지원금을 유지한다는 의미는 현재 수준, 즉, 1,000억원 정도의 국고를 법인화를 하더라도 유지해주 겠다는 본전치기의 당근책으로 최대한 해석된다. 이것을 대학본부에서 국가에 서 1,000억원을 그대로 주면서 가져가던 수업료 년간 200억원 정도를 국가에 서 안 받아가고 학교에서 자체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고 자의적으로 해석하는 것은 위험한 판단이다. 어느 법에 이런 조항이 있나? 또 교과부 어느 누가 이 런 내용을 구두로라도 표명한 적이 없다. 200억원을 안 받아간다면 800억원만 준다는 해석이 논리적이다. - 재정자립 비전은 이렇게 구현되었어야 했다 : 당초 80-90년대 법인화 도입 취지는 민영화였다. 여의치 않아 편파적으로 지배구조와 대학회계만 핵심적으 로 부각된 것이 국립대학법인화법이다. 단계적으로 국립대학법인화 정책의 궁 극적 지향점은 민영화이다. 당연히 언젠가는 재정자립을 전제로 비전이 수립 되어야 한다. 2020년이던 2030년이던 장기 비전과 로드맵에 충남대학교가 재 정자립을 100% 달성할 수 있는 년도가 시뮬레이션 되어 나와야 하고, 그 비 전을 향해 가는 과도기가 있어야 하고, 달성을 위한 정책과 사업이 합리적으 로 도출되어야 하고, 이런 정책과 사업들이 구성원들에게 납득이 가도록 설명 이 되어야 하며, 이런 전제하에 국립대학법인화를 단계별로 다루어야 한다. 이로부터 1단계로 해야할 타당성 있는 사업을 제시해야 했다. - 재정에 관한 대학본부의 허구 논리 : 등록금도 최근 3년간 물가상승률 평균 1.5배 이상 못 올린다고 법에 명시되어 있다(이것을 강조한다). 즉, 법인화하 면 등록금 상승을 우려하는 목소리를 잠재우고자 전개한 논리이다. 이것은 재 정자립이 언젠가 달성되어야 하는, 상기에서 언급한 비전과는 배치되는 허구 논리다. - 법인화 후 복지 상승 기대의 허구 : 국고지원금을 증액한다는 근거는 어디에 도 없다. 관련 어떤 법에도 없고, 교과부 어느 누가 구두로라도 표명한 바 없 다. 법인화를 유도하는 대학본부에서는 등록금도 상기 언급한 바와 같이 안올 린다고 한다. 그런데, 전기세, 물세 등 공공요금 인상, 기타 학교 운영비는 계 속 올라가게 되어 있다. 그럼, 법인화하면, 월급 상승은 고사하고 운영비를 충 당하기 위하여 계속 월급을 삭감하거나 교직원 수를 줄여 지출을 줄여야 되는 논리가 성립한다. 복지 상승은 물론 우리대학의 더 이상의 발전은 기대할 수 없다. 다만, 본부는 법인화를 선두에서 하면 어떤 <인센티브>가 있을 것으로 막연한 기대를 하고 이를 설파한다. 인센티브는 있을 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있 다. 그러나 인센티브가 있다 하더라도, 예를 들어 수백억원을 받는다 하더라 도, 그것은 일시적인 것이다. 또 용도로 볼 때 구성원의 복지를 위해 사용하 지는 못하고, 시설비나 재료비 등으로 사용될 것이며, 이렇게 만들어진 시설 들은 (인센티브가 지속적이지 않은 상태에서) 또 다른 유지관리비를 증액시켜 우리대학에 부담을 가중시킬 수 있다. - 법인화 정책이 급조된 근거 : 본부가 법인화를 오래전부터 염두에 두었고, 어 떤 <사심>에 의하여 급조하지 않았으며, 우리대학 발전과 비전 달성이 목적 이라고 주장하려면(이렇게 대학본부는 강조한다), 즉 본부의 법인화 추진 작 업에 진실성이 있다면, 법인화에 대비하는 정책기조를 오래 전부터 유지해 왔 어야 한다. 다시 말해, 수입원은 늘리고 지출원은 줄이는 방향으로 정책을 전 개해 왔어야 한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정책은 이런 방향과는 상관없었으며, 오히려 정반대로 진행되어 왔다. 예컨대, 새로운 학사조직의 계속적인 생성, 본부 조직 및 보직 숫자의 지속적인 증가 등 재정 확보 노력보다는 지속적으 로 지출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를 만든 결과를 초래하지 않았나 우려된 다. 지금까지 만들었던 조직들이 과연 법인화 이후에 전략적으로, 재정적으로 우리대학의 발전과 자립에 도움이 된다고 분석이나 해보았는지 의문이다. 3.2 지배구조(=대학이사회)의 <현실론적> 의미와 반향 - 지배구조 변경의 의미 : 법인화법에는 법인화를 시행하는 대학은 대학이사회 를 두고 외부인사 중심으로 대학의 전반적인 의사결정을 하도록 지배구조를 변경하는 것을 주요 포인트로 명시하고 있다. 대학이사회에서 총장을 간선하 도록 규정하고 있다. 현재 총장직선제하의 대학은 교원의 합의하에 총장을 선 출하도록 되어 있으며, 이 교원의 합의는 신임교수 채용 등 다른 중요한 의사 결정에도 적용되는 대학공동체의 핵심 논리이다. 그러면, 직선제 총장체제를 유지하면서, 대학이사회 없이, 어떠한 지배구조의 변경 없이 법인화를 하고, 대학회계를 도입하여 재정자율권을 주면 왜 안 된다고 교과부는 판단했을까? 첫째, 법인화하여 대학을 독립시키되 정부의 정책이 지금 체제 보다 더 잘 반 영되는 대학의 콘트롤 수단이 반드시 필요하였다. 둘째, 이 콘트롤 수단을 더 강하게 유지하기 위하여 국고지원 수준을 유지한다고 하는 것이다. 즉, 대학 법인화법은 대학에 재정자율권을 주되(이것은 투명하게 들여다보겠다는 의 미), 지금보다 더 강력한 통제를 하겠다는 복선이 깔려있다. - 대학이사회 체제하의 직선제 의미 : <서울대법인화법안> 등 다소 변형된, 즉 정부와 협상에서 우위를 점한 대학의 경우는 총장직선제를 결합한 대학이사회 를 구성하려고 한다. 그러나 총장직선제만 유지하면, 대학이사회체제에는 문 제가 없는가? 총장을 직선으로 선출하더라도 중요한 의사결정은 대학이사회에 서 한다. 예를 들어, 예산ㆍ결산, 중요 재산의 취득ㆍ처분, 대학 운영 및 발전 계획, 조직의 설치ㆍ폐지, 정관의 개폐, 주요 규정의 제정ㆍ개폐 등 주요 사항 을 결정한다. 학사운영과 관련된 사항은 교수들의 조직인 <학사위원회>가 담 당하지만, 주요 사항에는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주요 의사결정을 함에 있어서 교원의 의사보다는 대학이사회의 의사가 훨씬 더 강력하게 작용한다. 교수 등 학내 구성원을 대표하는 대학평의원회의 권한은 대단히 제한적이다. 직선 제 요소가 가미되지 않을 경우는 말할 것도 없다. - 대학이사회의 반향 (Scenario 1) : 대학이사회의 구성은 대략 10인 내외로, 교 과부장관ㆍ기재부장관ㆍ대전광역시장ㆍ(충남도지사)가 1명씩 추천, 동창회에 서 1명 추천, 총장 자신, 교수대표 1명, 기타 기업인(대표) 등으로 구성된다 (이 구성 내용은 대학별 법인화법을 만들 때 협상으로 약간의 조정은 가능하 다). 현재 국립대 체제에서 사무국장 1명만 파견하여 국립대를 교과부가 사실 상 통제한다. 사무국장이 총장의 부하 직원임에도 부하 직원처럼 다루지 못하 며, 많은 부분에서 사무국장의 의견을 무시할 수 없는 구조이다. 그런데 총장을 간선하는 대학이사회는 국고를 지원하는 정부에서 2명, 예산 의 지원도 거의 없는 대전시장ㆍ(충남도지사)가 1명 등 정부와 지자체에서 3-4명을 추천하는데, 결과적으로 대학이사회의 의사결정은 재정을 지원하는 정부 파견 이사들에 의해 좌우될 것은 자명하다. 간선된 총장이 대학이사회 이사들과 어떤 관계를 유지할 지는 대한민국 조직문화의 특성상 예측이 가능 하다. 그리고 재정지원도 거의 없는 대전시장 몫의 이사와의 관계는 너무 어 색해서 해석이 불가능하다. 충남대학교 총장 선출에 대전시장이 파견한 이사 가 영향력을 행사한다. 상호 대등한(독자적인) 지위를 누리던 우리 총장이 대 전시장의 부하의 부하쯤으로 전락할 우려가 있다. 동창회 몫의 이사와 총장과 의 관계에 따라 향후 신임교수 채용 등 각종 의사결정에 동창회의 입김이 강 하게 투영될 수도 있다. 이것이 첫 번째 가능한 Scenario다. 그러면, 총장과 대학교수들과의 관계는? 동료가 선출한 대표라는 일면 수평적인 관계(물론 지 금도 결코 수평적이지는 않다)에서 절대권력을 가진 자(boss)와 부하의 관계 가 성립될 것이다. - 총장의 대내적 위상 (Scenario 2) : 이렇듯 총장의 대외적 위상은 격하되지만, 내내적 위상은 지금보다 훨씬 강화된다. 사실 법인화의 핵심 효과 중의 하나 는 총장의 권한ㆍ권력 강화이다. 주로 예산과 정부정책 관련에서 막강한 영향 력을 행사하는 정부 파견 이사의 경우를 논외로 하면, 대학이사회는 총장과의 관계에서 선출권을 행사한 <후견인> 역할을 하는 데 그칠 수도 있다. 이 경 우 총장은 이사회를 등에 업고, 대내적으로 ‘막강한’ 권한을 행사하는 존재가 될 수 있다. 이것이 두 번째 가능한 Scenario다. 이 경우 학내에서 <민주적 의사결정 구조>를 기대하기는 대단히 어렵고, 단과대학과 학과의 최소한의 자율권도 무력화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지금도 총장이 <전횡>을 하려할 때 통제할 방법이 없는 데, 이럴 경우는 상상을 불허할 수도 있다. 이론적으로는 이러한 총장의 전횡을 통제하는 것 또한 대학이사회의 기능의 하나이지만, 실 제로는 다른 효과가 나타날 가능성이 더 많과. 이사회가 이런 우려를 불식시 킬 수 있는 '좋은 총장'을 선출할 수 있을까? 이를 제도적으로 어떻게 보장할 까? 법인화의 성패를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관건이다. => 총장과 이사회의 관계, 총장과 교수들과의 관계는 이상 <두 가지 가능한 Scenario>를 왔다 갔다 할 것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총장에 대해 통제력 을 갖는 대학이사회로 인하여 충남대학교의 품격이 떨어질 것이며, 교수들의 지위는 초라해질 것이라는 점이다. 교수들의 복지 증진을 기대할 수 없는 막 연한 법인화의 비전과 교수들의 품격 상실이라는 현실이 너무 대비된다는 것 이 대학이사회의 <현실론적> 반향의 핵심이다. 4. 타 대학의 법인화 추진(검토) 의도 해석 - 서울대 : 서울대는 최고의 대학으로서 국립대체제가 오히려 서울대 발전에 장 애가 된다고 보는 측면이 강하다. 즉, 서울대가 연구개발한 엄청난 지적재산권으로 창업 가능, 많은 부동산,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발전 기금, 동문 및 정계인맥 등이 법인화를 할 경우 오히려 플러스가 된 다고 판단한다. 게다가 서울대법인화법에서 유일한 독소조항인 대학 이사회의 구성을 서울대가 유리한 방향으로 구성하도록 정부와 줄다 리기 협상 끝에 쟁취하였다. 다만, 신분변화와 대학이사회의 의사결 정권에 반대하는, 그리고 정부 협상 과정에서 후퇴한 부분(혜택 등) 에 대한 불만을 갖고 있는 교수협의회의 반대가 남아 있다. 이로 인 하여 국회통과도 아직 불투명한 실정이다. 사실상 국무총리급인 서울 대 총장도 교과부장관이 파견하는 이사가 결정의 주도권을 갖는다? 서울대도 이러한 품격 저하를 이해할 수 있을까? - 부산대ㆍ경북대ㆍ(전남대) : 이 세 대학들은 항상 종합지표에서 충남대학을 앞 서고 있으며, 공통적으로 통합을 하였고, 과거 어떤 대학정책에서 도 항상 앞서갔으며, 이로 인하여 인센티브를 많이 누려왔다. 이들 대학 은 배경에 항상 막강한 정치권이 함께하고 있다. 이들 대학 배후에는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과거에서 미래에 영원히 존재할 것이다. 여야를막론하고 교과부 입장에서는 이들 대학 요구를 어떤 정책에서든 항 상 먼저 들어주는 입장에 있었으며, 이것은 미래에도 마찬가지일 것 이다. 어떤 실패한 정책에서도 이들 대학들은 먼저 시행하고 인센티 브를 받아왔다. 이는 막강한 정치권 배경에 대한 교과부의 자연스러 운 반응이라고 볼 수 있으며, 이것은 법인화문제에서도 어떤 형태로 든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 세 대학들의 재정자립에 대한 비전 은 다소 희망적일 수 있다. 그 이유는 대학을 통합하여 외형을 키웠 고, 지역의 맹주 역할로 지자체의 강력한 지원을 받을 수 있으며, 정 치권의 영향으로 정부로부터 어떤 효과를 항상 기대할 수 있다. 지역 의 산업적 기반도 탄탄한 편이다. 더욱이, 서울대가 시도하니 같은 맥락에서 상당한 정도의 이득을 보는 정치협상을 시도할 것이다. 다 만, 이들 대학에서도 법인화는 각 대학 총장의 개인적 입지 전망과 관련해서 추동된 측면이 있다고 얘기되고 있다. - 우리 대학의 처지 : 충남대학교는 어떤 정치적 배려를 받아 본 적도, 볼 일도 없다. 학부제, BK사업 등의 정책에서 부산대, 경북대, 전남대를 뒤이 어 갔으며, 그래서 인센티브를 받지 못하였다고 판단하였다. 이후 이 를 극복하고자 충남대학교도 먼저 가면 인센티브를 받을 것이라고 판단하여, 2004-2005년 대학구조조정의 선두로 정원 10% 삭감을 자발적으로, 상기의 먼저 가는 인센티브를 목표로, 먼저 시행한 적이 있었다. 그러나 당시 교육부는 어떤 인센티브도 우리대학에 준 적이 없었다. 즉, 어떤 정책을 먼저 시행할 때, 힘 있는 대학은 인센티브 가 있고, 힘없는 대학은 인센티브가 없는 힘의 논리가 강하게 지배한 다. 하물며, 법인화를 이들 대학보다 먼저 하고자 하는 이유가 이와 같다면, 정말 우리의 처치에 대한 현실을 제대로 직시하지 못하는 것 으로 보인다. 더불어, 우리대학과 지자체(대전시 및 충청남도)와의 관계는 어떠한가? 위의 세 대학들과 우리대학의 처지를 막연하게 비 교해보았지만, 이렇게 현실적으로 차이를 느껴본 적이 있었던가? 상기의 세 대학과 비교하여, 우리대학은 어떤 정치권, 어떤 지자체의 도움도 받기를 기대할 수 없다. 현재로서는 통합도, 이에 따른 외형 확대도 어렵다. 발전기금도 내세울게 없다. 지역의 산업적 기반도 취 약하다. 그런데도 저들 대학을 앞서가서 법인화를 하면, 교과부로부 터 인센티브 하나를 기대할 수 있다? 넌센스에 가까운 시나리오다. 5. 결론 우리대학이 법인화를 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내용을 먼저 고민하고, 구체 적인 방안을 제시하여야 한다. 하나, 재정자립 비전의 설정과 달성년도의 제시 하나, 재정자립을 위한 정책과 사업의 발굴 하나, 사업시행을 위한 단계별 로드맵 제시 하나, 충남대학교의 장기비전 및 목표 제시 하나, 장기비전 달성을 위한 국립대체제와 법인화체제의 장단점 비교 제시 하나, 근거와 정량적 수치로 입체적인 방안 마련 하나, 구성원의 민주적인 단계별 의견수렴 법인화를 도입할 경우 우리대학의 비전은, 하나, 복지 증진의 정량적 기대, 하나, 비공무원 신분변화에 대한 합리적인 반대급부, 하나, 지배구조 변경에 따른 교수의 품격 저하에서 오는 상실감에 대한 보상 하나, 이들을 아우르고 대학의 비전을 승화시킬 수 있는 훨씬 고차원적인 목 표를 이룰 수 있도록 설정되어야 함. 제로, 법인화 논의의 출발점은 이러한 비전에 대한 질문과 가능성 검토에서부 터 시작되어야 함. |
 김진우 |
지방대는 없어지는게 좋죠. | 2010/09/17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