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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ubject | 장하준이 본 한국의 기현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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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하는 말 그는 이어 영어 교육 열풍을 언급하면서 “세계화시대에 영어 잘하는 것은 중요하지만 그렇다고 온 국민이 영어 한다고 매달릴 일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처럼 우수한 통역·번역사를 양성하고, 다른 사람들은 영어보다는 자신의 전공 공부를 열심히 하는 방식의 분업(分業)이 국가 차원에서 효율적인 자원 배분”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자신 역시 영어 공부할 시간에 전공 공부에 보다 주력했던 것이 세계에서 인정받게 된 비결이라고 덧붙였다. --- [이사람] “복지 늘려 좌파정권? 세계가 웃는다” [한겨레] “우리도 많이 좋아졌으니 좀 바꾸긴 해야 한다. 한데, 공부 5등짜리 학생을 최상위 그룹에 데려다 놓으면 더 잘할 가능성이 높지만, 15등짜리를 그렇게 하면 도태되기 십상이다. 30등짜리면 졸게 될 거다.” 최근 <나쁜 사마리아인들>(부키 펴냄)을 펴낸 장하준 케임브리지대 교수에게 ‘우리도 이제 1인당 국민소득 2만달러를 넘겼으니 책에서처럼 신자유주의 비판 자세는 버려야 할 때가 되지 않았느냐’고 묻자 이렇게 대답했다. “2만달러라는 게 별 의미가 없다. 환율에 따라 왔다 갔다 하는 것이고, 게다가 미국이나 스위스에 비하면 아직도 우리나라 소득 수준은 3분의 1정도다.” 그럼 자유무역(시장) 위주로 전환할 시기는 언제쯤인가? “미국, 영국이 한 대로라면 1등한 뒤다. 율리시스 그랜트가 미국 대통령이 됐을 때 언제 문을 열 것이냐는 물음에 ‘미국이 영국만큼 잘살게 될 200년쯤 뒤에나’라고 대답했다고 한다. 물론 미국은 그보다 훨씬 빨리 영국을 따라잡았지만, 우리도 소득 수준이 선진국의 70∼80%가 넘는, 적어도 5등쯤은 돼야 하는 것 아니겠나.” “자유무역주의 국민소득 세계 5위쯤 돼야 ‘영어 올인’·의대 공무원 ‘쏠림’ 국가적 낭비 복지는 성장 ‘안전판’…OECD 평균은 24%” 이젠 경제 규모가 훨씬 커진데다, 관료들을 어떻게 믿고 국가에 맡기느냐? “일부 관료들이 눈치 보고 무능할지 몰라도 그렇다고 정부 역할을 부정할 순 없다. 그건 민주주의 시대에 대통령이 문제 좀 있다고 민주주의 없애라고 하는 거나 마찬가지 아닌가.” 영어 열풍에 대해서도 한마디. “우리말은 영어와 어족부터가 다르다. 영어 하려면 돈이 많이 든다. 그런데도 모두가 영어에 올인하려 한다. 영어도 그럭저럭, 전문지식도 그럭저럭 해서는 나라 망한다. 정말 필요한 사람만 하고 나머지는 에너지를 다른 곳에 투입해야 한다. 그런 괴리를 메우고 조정하는 게 국가가 해야 할 일 아니냐. 노무현 대통령이 권력이 이미 시장에 넘어갔다고 했는데, 그건 일종의 직무유기다.” ‘성장이냐 복지냐’ 식의 질문엔 고교 성적 상위자들이 몽땅 의대로 쏠리고 있는 현상을 예로 들어 설명했다. “예전 같으면 고소득이 보장됐으나, 지금은 자리 잡기도 힘들고 굶기도 하는데 참 이해하기 어렵지만 그게 고용 안정성 때문이다. 의사는 그래도 잘릴 염려가 적다. 문과 쪽 학생들이 다 공무원하겠다는 것과 같은 이치다. 복지가 안정돼 있지 않으면 모두가 안전 위주로 나간다. 자동차로 치면 브레이크가 있으니까 80㎞고 100㎞고 밟는 것이지 그게 없으면 무서워서 40㎞ 밟기도 힘들다. 복지가 주는 안정이 바로 브레이크 같은 것이다.” 장 교수는 이날 관훈클럽이 연 제1회 관훈포럼에서도 “현 정권을 좌파정권이라고 하는 것은 국제적 기준으로 보면 웃기는 얘기”라고 비판했다. “지난 10년 복지 지출이 7%대로 올라갔다면서 좌파 정책을 썼다고 하는데, 경제개발협력기국 평균이 24%이고, 우리나라보다 소비 수준도 낮고 고령화 정도가 훨씬 덜한 나라들도 12%를 쓴다.” 그는 또 “서비스업 시장을 급격히 개방하면 엄청난 실업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한 예로 백화점 주차권 발매기를 들었다. “우리나라 백화점엔 상냥하게 웃으며 주차권 발매기에서 주차권을 뽑아주는 여직원이 있다. 세계에서 유일하다. 주차권 발매기는 인력을 줄이기 위한 것인데, 미국 회사 사장 눈으로 보면 직원 절반은 자를 수 있다. 그러나 고객의 불편이나 서비스를 얻기 위해 낭비해야 하는 시간을 생각하면 생산성 차이는 생각만큼 크지 않을 수 있다.” 한승동 선임기자 sdhan@hani.co.kr 나쁜 사마리아인들 장하준 지음 | 부키 --- “한국경제 3대 기현상” 의사 인기, 주차권 발매기옆 여직원, 영어 열풍 장하준 英케임브리지대 교수의 진단과 처방 ●의사 인기? 주주 목소리 커지며 R&D 소홀… 인재들 고용 불안 ●주차권 발매기 옆 여직원? 실직 공포가 너도나도 서비스업 내몰아 ●영어 열풍? 온국민 매달리는건 자원 낭비… 통·번역사만 양성 이인열 기자(글) yiyul@chosun.com 정경열 기자(사진) krchung@chosun.com 입력 : 2007.11.01 23:17 / 수정 : 2007.11.02 02:53 ▲ 장하준 영국 케임브리지대 교수 “의사 수가 늘어나 소득이 줄어드는데도 의사가 더 많은 인기를 끌고, 인건비 줄이려고 만든 백화점 주차권 발매기 옆에 여직원이 서 있고, 영어권 식민지 경험도 없으면서 영어 공용어 주장이 나오는 영어 열풍, 이 세 가지 현상이 지금 한국 경제의 문제를 잘 요약해 줍니다.” 장하준(44) 영국 케임브리지대 교수(경제학)는 1일 서울 관훈클럽 신영기금회관에서 열린 ‘제1회 관훈포럼’에 참석, ‘세 가지 기현상’을 통해 한국 경제의 문제점과 나아갈 길을 설명했다. 그는 한편으로 무한 경쟁의 신(新)자유주의 경제 모델을 비판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박정희식(式) 개발 모델을 옹호해 좌파와 우파 양쪽과 논쟁을 벌이는 독특한 학자다. 그는 “의사란 직업의 인기가 높아지는 현상의 근본 원인은 한국 자본시장의 변화에 있다”고 분석했다. 즉 자본시장에서 단기 이익을 중시하는 주주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기업들은 장기적인 연구·개발을 소홀히 하게 됐다. 이에 따라 연구원과 엔지니어의 고용 불안이 생겼고, 우수 인재들은 자연스레 이공계 대신 의사나 변호사, 공무원을 택했다는 설명이다. 장 교수는 “따라서 실직 공포에서 벗어나야 한국 경제가 살아날 수 있으며, 이를 위해선 실직을 해도 생계에 위협을 받지 않고 재기할 수 있도록 실직수당과 직업 재교육 등 북구형 복지제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대목에서 장 교수는 백화점 주차권 발매기 옆 여직원 얘기를 꺼냈다. 그는 “선진국 주차장에 가면 인건비가 비싸니까 기계만 있고, 후진국엔 기계 살 돈이 없으니 종업원만 있는데, 우리는 종업원을 해고하려고 만든 기계와 그 종업원이 함께 일하고 있다”면서 “고용 불안으로 저마다 서비스업으로 몰려들면서 생겨나는 과잉 고용의 모습”이라고 말했다. 우후죽순으로 생겨나는 치킨·호프가게 등 ‘자기착취형’ 서비스업체도 같은 맥락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그는 “따라서 서비스업을 개방할 경우 엄청난 실업사태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이어 영어 교육 열풍을 언급하면서 “세계화시대에 영어 잘하는 것은 중요하지만 그렇다고 온 국민이 영어 한다고 매달릴 일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처럼 우수한 통역·번역사를 양성하고, 다른 사람들은 영어보다는 자신의 전공 공부를 열심히 하는 방식의 분업(分業)이 국가 차원에서 효율적인 자원 배분”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자신 역시 영어 공부할 시간에 전공 공부에 보다 주력했던 것이 세계에서 인정받게 된 비결이라고 덧붙였다. 동영상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07/11/01/2007110101266.htm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