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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히스클리프, 그가 남긴 불모지에 피어날 꽃
Name   박종성 
히스클리프, 그가 남긴 불모지에 피어날 꽃
- Wuthering Heights를 읽고 -

이번 학기에 제출한 감상문 중 좋은 글 한 편을 골랐다.

영어영문학과 2005 유여진

  ‘욕망은 집착을 낳고 집착은 살의를 낳게 되느니라.‘
  이는 김기덕 감독의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 이라는 영화에서 나온 대사이다. 내가 이토록 동양적인 영화의 대사에서 에밀리 브론테의 「Wuthering Heights」를 떠올리게 된 것은 왜일까. 폭풍의 언덕은 손꼽히는 명작 중 단연 으뜸가는 소설로 알려져 수많은 이들에게 읽히고 그 나름대로의 해석으로 갖가지 색을 입게 되었다. 모든 이의 마음속에는 그들의 히스클리프, 그들의 캐서린이 존재할 것이다. 나 역시 텍스트를 수동적으로 받아들이는 독자의 입장인지라 에밀리 브론테의 감정에 편향될 수밖에 없기는 했지만 나름대로의 히스클리프와 캐서린을 만들어낼 수 있었다.
  나의 히스클리프는 자아로 향해야 하는 애정의 방향을 틀어져 캐서린에게로 과도하게 집중되어 캐서린 이외의 다른 사람들은 보지 못하는 외눈박이가 된 것 같은 사람이었다. 자신의 사랑을 되찾기 위해 타인의 고귀한 감정과 사랑을 헛된 망상 취급하며 무시하고 잔인하고 끔찍한 일들을 서슴지 않으며 오로지 복수만을 위해 살았던 사람. 그것은 과연 온전히 캐서린에 대한 사랑, 그 결정체 때문이었을까? 어쩌면 어릴 적 리버풀 항구에서 주워 길러지면서 적통자의 삶이 아닌 장애를 안고 태어난 삶을 살아야 했고 그로 인해 힌들리에게 무시를 당하고 수치를 겪어 만신창이가 된 자신의 자존심과 매우고결하게 자랐지만 자유로움까지 갖추고 있었던 캐서린을 동일시하여 자아를 사랑하고자 하는 마음을 오히려 캐서린에게로 잘못 집중한 것이 아니었을까? 끝으로 치달을수록, 캐서린이 죽은 뒤에 더욱 더 잔인해져가는 히스클리프의 사랑과 집착은 내가 일반적인 남자와 여자의 사랑이라고 정의내릴 수 있는 정도를 지나쳐 이러한 생각에까지 이르게 만들었다.
  폭풍의 언덕을 온 몸 깊숙이 흡수하고 난 뒤 나는 히스클리프와 캐서린의 사랑에 대해 왈가왈부할 수는 없었지만 그들의 사랑이 온전히 열정적이고 격정적인, 그리하여 무엇도 갈라놓지 못하는 사랑으로 아름답게 포장되는 것에는 약간의 거부감이 들었다. 앞서 인용했던 대사처럼 누군가를 사랑하고자 하는 욕망에는 집착이 수반되기 마련이다. 히스클리프 역시 캐서린이 린튼을 택한 뒤에 늘 자신 곁에 있을 것 같았던 캐서린에게 더욱 더 큰 집착을 하게 되고 그것이 결국에는 죄 없는 린튼과 이사벨라 그리고 자신의 아들인 린튼 히스클리프까지 죽음에 이르게 하지 않는가! 내 사랑이 아무리 고결하고 숭고하다고 해도 다른 이의 운명을 좌지우지 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하는- 지극히 현대 인스턴트식 사랑 이론에 찌든 - 나에게 있어서 히스클리프와 캐서린의 사랑은 열정이 아닌 ‘이기’로 보여졌다. 물론 책을 다 덮고 나서 ‘히스클리프와 캐서린은 이기적인 연인, 그리고 다른 사람들은 그 이기적인 사랑에 의한 피해자’ 라고 단정지어버린 것은 아니다. 복수와 죽음까지도 불사한 그들의 사랑, 특히 히스클리프가 나중에 광적인 편집증적인 모습을 보이고 캐서린의 환영을 보며 관 속에 함께 묻히고자 열망할 때, 그리고 그녀를 잃은 것에 대한 복수심으로 모든 에너지를 소비했던 그가 그녀가 없이는 복수조차도 의미가 없다는 것을 알아버리고 존재 자체에 허탈함을 느낄 때에는 나 역시도 마음이 욱씬욱씬했다.
  자신도 거스르지 못하여 스스로를 파멸시켜야 했던 사랑! 그런 사랑이 ‘우리 헤어지자’ 라는 여섯 글자 핸드폰 문자 하나에 ‘ㅋㅋㅋ’ 이라는 가볍고 하찮은 표현으로 답하는 것이 하나의 유머가 되어버린 감성의 불모지 디지털 시대에 가능한 것일까? 정말 에밀리 브론테의 책 속에나, 그 시대의 무어에나 존재하는 사랑이 아닐까? 책을 덮으면서 어쩐지 나 역시도 무덤가를 맴도는 록우드씨가 된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아니 어쩌면 고요하지 않은 잠을 자고 있는 그들 셋의 고요한 무덤 주위를 아무것도 모르고 여유롭게 날아다니는 한 마리의 나방이 된 것 같은 씁쓸함이 나를 훑고 지나갔다. 한 시인의 시에 이런 구절이 있다.
  ‘지금 사랑하지 않는 자 모두 유죄.’
  황량한 무어 한가운데에서 히스클리프와 캐서린의 격정적인 사랑을 알게 된 후에도 어느 누구도 사랑하지 않고 있는 나는, 그리고 열정 없는 아주 가벼운 사랑만을 나누고 있는 인스턴트인들 모두는 지금 이 순간, 드넓은 무어 한가운데에서 마음껏 뛰어다닐 자유를 스스로 박탈하여 마음에 수갑을 채우고 스스로가 만든 철창 속에 가부좌를 틀고 앉아 성인인 척 하고 있는 죄인들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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