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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진의 시네피아] 리타 길들이기
입력날짜 : 2006년 03월 03일
내안의 또 다른 나
‘리타 길들이기’는 연극무대에서 이미 인정을 받은 희곡을 영화화 한 작품이다. 연극은 우리나라에서도 호평을 받았다. 영화는 늘 반쯤 취해 강의실을 오고가는 교수 프랭크(마이클 케인)에게 개방대학의 주부학생인 리타(줄리 월터스)가 수업을 받기 시작하면서 이들의 삶이 변화하는 모습을 차분하게 보여준다. 프랭크는 무기력한 교수다. 열정은 위스키 병에 묻어두고, 시간가는 것만 즐기는 사람처럼 보인다. 아무도 그를 찾지 않는다. 녹슨 방문을 두드려 주는 사람은 없다. 반면 리타는 열정이 넘쳐난다. 미용실을 드나드는 손님의 머리를 자르고, 의무적으로 수다를 떨어야 하는 상황에서도 그녀는 책을 놓지 않는다. 자신을 찾기 위해 배워야 한다는 그녀의 외침을 가족과 남편조차도 무시하지만 리타는 좀처럼 포기하지 않는다. 그녀가 배워야만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녀는 시시한 농담을 주고받거나 유행가를 소리 높여 부르는 가족과 친구들 사이에서 우울해 한다. 그러나 교수들의 만찬에 초대된 자신을 내세울 배짱도 없다. 그녀는 지식인의 삶을 동경한다. 영화는 리타라는 인물을 통해 지식인 사회에 보내는 냉소를 보여준다. 그렇지만, 궁극적으로 리타와 프랭크가 찾아 헤매는 학문과 인생의 본질을 알아내려고 한다. 시험을 보기위한 학문과 삶의 일부분인 학문, 그것은 다르게 보일 수도 같을 수도 있는 것이다. 아는 척 하는 사람은 많지만, 정말 중요한 것을 제대로 아는 사람은 드문 세상이다. 학문과 인생이라.. 어려운 주제다. 그럼에도 영화는 지루하지 않다. 희곡을 원작으로 한 탄탄한 시나리오가 주는 재미도 있을 뿐 아니라 마이클 케인과 줄리 월터스의 호연이 돋보이는 영화이기도 하다. 특히 ‘빌리 엘리엇’이나 ‘해리포터’ 시리즈에 나오는 줄리 월터스의 젊은 시절 모습을 볼 수 있기도 하고, 그녀의 가늘지만 강한 목소리가 인상적이다.
‘리타 길들이기’라는 영화 제목만 보면 세익스피어의 ‘말괄량이 길들이기’가 연상되기도 한다. ‘길들이다’는 동사의 사전적 의미는 짐승을 부리게 좋게 만들거나, 물건을 쓰기 편하게 손질한다거나 일을 손에 익도록 하는 것이다. 물론 리타 길들이기는 세 가지 사전적 의미와는 연관성이 없어 보인다. 이 영화의 영어 원제는 ‘Educating Rita’이다. ‘Educating’이란 단어를 우리말로 번안하는 게 참 어렵기는 하지만, 영화를 보면 썩 잘 된 번역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자신의 인생에서 주체인 자기를 알아내겠다는 리타의 소박한 열정은 누가 길들여 줘서 되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무기력한 프랭크 역시 스스로에게 주어진 상황을 벗어나야 새로운 시작을 할 수 있다는 깨달음을 리타를 통해 얻어낸다. 영화를 보면서 자문해 본다. ‘내 인생의 주인공은 내가 맞나?’
<비디오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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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성
테스트 문제(1-7장) 답지 
